이번 글에서는 원단의 주요 종류와 특징, 그리고 재봉틀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 선택하기 좋은 원단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원단 선택이 중요한 이유
재봉틀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어떤 원단을 사야 할까?”입니다. 원단은 바느질의 기초가 되는 재료이자 완성품의 느낌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어떤 원단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며, 작업의 난이도 또한 크게 달라집니다. 초보자가 너무 미끄럽거나 두꺼운 원단을 선택하면 박음질이 삐뚤어지고, 실이 엉키며, 스트레스를 받기 쉽습니다. 반대로 입문자에게 적합한 원단을 고르면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안정적이고 예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원단의 종류
원단의 기본 분류 이해하기
원단은 크게 소재별과 짜임 방식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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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별 분류:
- 천연 섬유 → 면, 린넨, 울, 실크 등 자연에서 얻은 원료로 만든 원단
- 합성 섬유 → 폴리에스터, 나일론, 아크릴 등 화학적으로 합성한 원단
- 짜임 방식별 분류:
- 직기 원단 → 실을 위아래로 교차해 짠 원단으로, 형태가 안정적이고 초보자에게 적합
- 니트 원단 → 고리 모양으로 엮은 원단으로, 신축성이 있어 착용감이 좋지만 초보자에게는 다루기 어려움
이처럼 원단을 분류하는 기본 틀을 이해해 두면, 재봉틀을 활용할 때 어떤 원단이 적합하고 어떤 원단이 어려운지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원단 명칭 이해하기
원단을 고르다 보면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는 원단 명칭이 줄임말로 사용되거나, 외국에서 들어온 용어가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미리 알고 있으면 원단을 고를 때 훨씬 수월해집니다.
먼저 줄임말로 쓰이는 경우를 살펴보면, C는 면(Cotton), P 또는 PE는 폴리에스터(Polyester), T는 테트론·테릴렌(Tetron/Terylene), W는 울(Wool), N은 나일론(Nylon), A는 아크릴(Acrylic), R은 레이온(Rayon), SP는 스판덱스(Spandex), PU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을 의미합니다. 또한 혼용 원단에서는 CN, CP, TC처럼 두 가지 이상의 약자가 함께 쓰이는데, 이때는 함량이 높은 소재가 앞에 표기됩니다. 예를 들어 ‘TC’라고 되어 있으면 폴리에스터가 주원료이고 면이 보조 원료라는 뜻입니다.
외래어 그대로 사용되는 명칭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이마루 계열 원단이 있는데, 이는 큰 원통형 편직기에서 짜여진 니트 원단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신축성이 좋아 티셔츠, 맨투맨, 레깅스 등에 많이 쓰입니다. 다이마루 안에는 여러 종류가 포함되는데, 싱글, 쭈리, 후라이스, 시보리 원단 등이 대표적입니다.
- 싱글 원단은 한 겹으로 짜여 앞면과 뒷면의 조직이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겉면은 세로줄, 뒷면은 가로줄이 보여 여름 티셔츠나 속옷 원단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 쭈리 원단은 겉은 매끈하지만 안쪽은 수건처럼 고리 조직이 있어 흡습성이 좋습니다. 두께에 따라 미니쭈리, 이단쭈리, 삼단쭈리로 나뉘며, 맨투맨이나 트레이닝복에 많이 쓰입니다.
- 후라이스 원단은 양면 모두 세로 골이 촘촘하게 들어가 있어 신축성이 뛰어납니다. 내복이나 레깅스처럼 몸에 밀착되는 옷감에 적합합니다.
- 시보리 원단은 옷의 끝단을 조여주는 역할을 하는 탄력 있는 원단으로, 주로 맨투맨이나 아우터의 목, 소매, 밑단에 쓰여 형태를 잡아주고 마무리감을 줍니다.
이처럼 원단 명칭을 알고 있으면 원단 가게나 온라인몰에서 헷갈리지 않고 원하는 재질을 고를 수 있습니다. 재봉틀 입문자에게는 낯선 용어일 수 있지만, 한두 번 접하다 보면 금세 익숙해져 작품에 맞는 원단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원단 두께와 ‘수’의 개념 이해하기
원단을 고를 때는 소재와 짜임뿐만 아니라 두께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원단의 두께는 보통 ‘수’라는 단위로 구분하는데, 숫자가 작을수록 실이 굵고 두꺼운 원단을 의미하며, 숫자가 클수록 실이 가늘고 얇은 원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 10수 원단 → 굵은 실로 짜여 두껍고 튼튼하여 앞치마, 가방, 쿠션 커버 등 내구성이 필요한 소품에 적합
- 20수 원단 → 적당한 두께로 셔츠나 원피스 같은 의류 제작에 많이 사용
- 30수 원단 → 얇고 가벼워 여름철 블라우스나 손수건 등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옷감에 적합
이처럼 수의 개념을 이해해 두면, 작품의 용도에 맞는 원단을 선택하기 쉬워집니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너무 두껍거나 얇은 원단보다는, 20수~30수 정도의 적당한 두께의 원단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원단은 다루기 부담스럽지 않고, 바느질 연습에도 무난해 작은 소품부터 의류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소재별 추천 원단
면 원단: 가장 친절한 입문용 소재
초보자가 가장 먼저 접하기 좋은 원단은 단연 면 원단입니다. 면은 재질이 자연스럽고 다루기 쉬워 원단이 잘 밀리지 않으며, 바늘과 실 선택도 까다롭지 않은 것이 장점입니다.
✔ 특징
- 통기성과 흡수성이 좋아 의류와 소품 제작에 널리 사용됨
- 원단이 비교적 단단하고 안정적이라 박음질 시 원단이 덜 움직임
- 초보자도 직선 박음질만으로 깔끔한 마무리가 가능
✔ 추천 용도
손수건, 앞치마, 파우치, 에코백 등 생활 소품 제작에 적합합니다. 특히 무늬가 잔잔하거나 체크, 스트라이프 같은 단순 패턴이 들어간 면 원단은 재단과 봉제가 훨씬 수월합니다.
린넨과 옥스퍼드: 조금 더 감각적인 선택
조금 더 자연스럽고 내추럴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린넨과 옥스퍼드 원단도 좋은 선택입니다.
✔ 린넨 특징
- 통기성이 뛰어나 여름 의류나 테이블 커버, 커튼 등에 많이 사용
- 다만 올이 잘 풀리므로 가장자리를 오버록 처리하거나 지그재그 박음질로 마감 필요
- 초보자는 얇은 린넨보다 두께감 있는 린넨을 선택하는 것이 작업에 유리
✔ 옥스퍼드 특징
- 면보다 두께가 있어 튼튼하면서도 촉감이 부드러움
- 가방, 쿠션커버, 홈패브릭 제작에 적합
- 초보자도 무리 없이 다룰 수 있는 안정적인 원단
피해야 할 원단: 초보자에게 어려운 소재들
입문 단계에서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은 원단도 있습니다.
✔ 쉬폰, 새틴 같은 미끄러운 원단
- 원단이 바늘 아래에서 계속 밀려 정확한 박음질이 어려움
- 초보자가 다루기에는 난이도가 높음
✔ 두꺼운 데님, 가죽 원단
- 바늘이 쉽게 부러지고, 가정용 재봉틀로는 봉제에 무리가 갈 수 있음
- 숙련도가 쌓인 뒤 천천히 도전하는 것이 좋음
✔ 신축성 있는 니트, 져지 원단
- 늘어나거나 말리는 성질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까다로움
- 전용 니트 바늘과 오버록 기계를 다룰 수 있을 때 시작하는 것이 적합
원단 선택이 소잉의 첫 단추
원단 선택은 단순히 재료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완성될 작품의 성격과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특히 소잉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어떤 원단을 고르느냐에 따라 즐겁게 배우며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느냐, 아니면 중간에 포기하게 되느냐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면 원단 같은 기본적이고 다루기 쉬운 소재로 소품을 만들어 보면서 감각을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익숙해지면 린넨이나 옥스퍼드 원단으로 작품을 확장해 나가고, 더 나아가 신축성 원단이나 특수 원단에 도전하는 식으로 단계별로 넓혀가면 안정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원단의 기본 요소와 명칭,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원단과 피해야 할 원단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소개한 내용이 재봉틀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서 첫 원단을 고르실 때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 다음 글에서는 원단별 바늘 종류와 선택법을 이어서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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